코오롱하늘채 특검, ‘채상병 수사외압’ 윤석열 기소···“군 통수권자 재량 완전히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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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등 12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이날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 수해 현장에서 채 상병이 수색 작업 중 순직한 사건 수사결과를 강제로 바꾼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순직에 책임이 있다고 명시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격노’했고, 이 전 장관을 압박해 수사 결과를 뒤바꿨다고 보고 있다.
특검 조사결과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31일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고,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해 “군에서 이런 사고가 날 때마다 말단 하급자부터 고위 지휘관까지 줄줄이 엮어서 처벌하면 어떻게 되느냐”, “내가 누차 여러 번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대통령의 불호령에 국방부 간부들은 이 전 장관 지시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며 조직적으로 수사 결과를 뒤집는 작업에 착수했다.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박 대령에게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는 방향으로 수사 결과를 바꾸라고 지시했다. 박 대령이 반대하고 사건을 경찰에 넘기려 하자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은 이첩 중단을 명령했다.
박 대령이 이를 거부하고 사건을 경찰에 넘기자 유 전 관리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준장)은 사건을 군으로 회수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에 따르면 이들은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다시 맡기고, 박진희 당시 국방부 군사보좌관이 주도해 결국 임 전 사단장 등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수사 결과를 변경했다.
이 전 장관은 이 과정에서 국방부 조직을 동원해 초동 수사를 맡은 박 대령을 보복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을 수사단장 보직에서 해임했고, 김 단장은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입건,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김 단장 등이 박 대령을 수사할 때 불필요하게 체포를 시도하는 등 의도적으로 그를 압박하기 위한 불법 수사를 자행했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박 대령이 항명 혐의로 재판받는 과정에서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 허태근 전 국방부 정책실장, 박진희 전 보좌관 등이 출석해 박 대령 유죄 선고를 할 목적으로 거짓 증언을 했다고도 봤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처럼 수사에 개입하는 과정이 국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의 권한을 벗어난 수준이었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대통령의 수사 기관 지휘·감독 권한은 법치주의와 적법 절차 원칙에 따른 수사권 발동을 촉구하는 의미의 일반적·선언적 차원에 한정된다”며 “특정 사건에 개별적·구체적 지시는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하고 자의적인 수사·법집행으로 국민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위법한 지시”라고 밝혔다.
정민영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은 단순히 수사 결과에 본인 의견을 낸 것이 아니라 국방부 장관까지 이견 없이 결재한 사건에 대해 격노하고 적법하게 이첩된 기록을 회수하라고 지시했다”며 “(박 대령을) 항명으로 수사하고 보복성으로 (보직에서) 방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국군 통수권자가 행사할 수 있는 재량의 한계는 완전히 넘어섰다”고 말했다.
다만 특검은 수사 결과 변경 및 사건 회수 등 위법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등에 대해서는 이들이 조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범죄사실을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특검이 이날 윤 전 대통령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는 2년3개월여 만에 마무리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약 1년여가량 이 사건을 수사하다 지난 6월 특검에 사건을 이첩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주거지와 국방부 검찰단 등을 압수수색한 뒤 피의자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지난 11일 구속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도 불러 조사했다.
다만 내란 특검에 의해 구속된 윤 전 대통령을 빼면 채상병 수사 외압 피고인 11명은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지난달 20일 이 전 장관과 유재은 전 관리관, 박 전 보좌관, 김 단장, 김 전 사령관 등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이 대통령, 7대 그룹 총수와 회동...관세협상 후속 논의 (11월 17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게 없고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첨병은 기업”이라며 “정부는 기업인들이 기업 활동을 하는 데 장애가 최소화되도록 총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관세협상 타결에 역할을 한 기업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대미 투자가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도록 여러분이 잘 조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17일 월요일자 1면 사진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관세협상 후속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7대 그룹 총수들과 박수를 치는 모습입니다. 이 사진에 대해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의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사진 선택에 문제를 제기한 이도 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참석자들의 면면을 드러내기보다 그간 정부와 기업의 노고에 서로 격려하는 회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위기에 방점이 찍힌 사진입니다. 아울러 ‘박수’라는 동작이 정적인 회의사진에 얼마간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살리다 보면 정작 사진은 죽습니다.
■ 오늘은 더 두툼하게...서울, 올가을 첫 영하권 (11월 18일)
늦가을에 초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전국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내리기도 했습니다. 기상청은 다음날 큰 폭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들겠고, 서울에는 올가을 첫 영하권 추위가 찾아온다고 예보했습니다.
1면 사진은 찬바람에 퇴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일터로 나가는 이들의 하루의 시작은 ‘출근할 때 뭐 입을까?’ 하는 거죠. 날씨는 전 국민의 관심사지만, 1면 사진 순위에선 자주 밀리곤 합니다. 1면 후보군에 주목할 만한 사진이 없었고, ‘서울 첫 영하권’이라는 정보가 1면 사진의 자격을 갖게 했습니다. 사진기자는 날씨에 민감합니다. 추위가 찾아오면 어디서 어떻게 찍어야 할지 고민합니다. 추위의 층위도 다양하고, 그에 맞춰 각기 표현이 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겨울 추위에 적응하기까지 예민하게 추위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 마주 앉은 한·UAE (11월 19일)
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형제의 나라에 와서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며 “한국은 양국의 100년 동맹을 위해 전방위적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날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기로 약속했습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공지능(AI), 원자력, 우주산업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7건을 체결했습니다.
1면 사진은 UAE를 국빈방문 중인 이 대통령이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입니다. 두 정상의 표정이 보이는 타이트한 사진과 회담장인 대통령궁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넓은 사진 사이에서 갈등했습니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는 버려야 하는 것이 사진 선택의 진리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부다비 대퉁령궁의 내부를 볼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희생자 추모 집회 참석자들의 ‘환호’ (11월 20일)
미국 집권 공화당이 지난 수개월간 의회 본회의 표결을 지연시켜왔던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 법안이 상·하원에서 통과됐습니다. 이 법안은 2019년 수감 중 사망한 미성년자 성착취범 엡스타인과 관련해 법무부가 보유한 모든 수사 자료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입니다. 문건 공개는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 확인 차원을 넘어 그와 긴밀히 얽힌 미국 정·재계 인사와 전 세계 엘리트들의 네트워크를 규명할 단초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련 질문에 “나는 엡스타인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1면 사진은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에서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엡스타인 문건 공개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고 발표하는 장면입니다. 이 사진과 1면을 다퉜던 사진은 대한민국 첫 잠수함인 ‘장보고함’의 퇴역 전 마지막 항해 모습입니다. 외신사진이 1면 후보에 들어오면 ‘국내 독자가 관심을 가질 사안인가’를 따지게 됩니다. 내신과 외신사진의 무게감을 여러모로 따져보게 됩니다.
이날 밤 전남 신안 해안에서 267명을 태운 여객선이 좌초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독자의 관심 측면에서 보면 1면 사진은 좌초 여객선 사진이었어야 했다고 다음날 지면을 보고서야 후회를 했습니다.
■ 악수하는 한·이집트 정상 (11월 21일)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중 두 번째 방문국인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중동의 평화와 양국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현재의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산 FA-50 고등훈련기와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에 관한 방위산업 분야 협력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1면 사진은 양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입니다. 이 사진 게재에는 간밤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우리시간 저녁 무렵에 진행된 한·이집트 정상회의에 보도를 유보하는 ‘엠바고’가 걸렸던 겁니다. 회담은 끝났지만 사진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주최 측에서 해제 선언을 해야 사진이 풀린다고 했습니다. 정상회담 사진을 1면에 쓸 생각으로 아예 사진 자리를 비워뒀었습니다. 결국 첫 번째 판 제작 (보통 밤에 두 차례 판을 제작합니다) 최종마감 시간 전에 사진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급히 다른 사진으로 대체했다가 두 번째 판에야 넣게 됐습니다. 아침에 정상회담의 가장 기본인, 그리 대단하지도 않은 이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전날 말도 못하게 초조했던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조타실에서 딴짓을 하느라 276명이 타고 있던 대형 여객선을 좌초시킨 항해사가 섬에 충돌하기 13초 전에야 변침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관제 소홀 의혹이 제기된 목포광역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21일 “중과실치상 혐의로 퀸제누비아2호 일등항해사 40대 A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40대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수동으로 항해해야 하는 폭이 좁은 항로 구간에서 자동항법장치에 의존한 채 배를 몰아 여객선이 섬에 충돌하게 해 승객 30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4시45분쯤 제주에서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를 향해 출항하 퀸제누비아2호는 이날 오후 8시17분쯤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에 좌초했다.
2만6546t급 여객선인 퀸제누비아2호는 충돌 직전까지 22~23.4노트로 운항 중이었다. 시속으로는 40~43㎞로 정상 운항 속도였다.
평소라면 족도 남쪽 1.6㎞전에서 변침을 해 방향을 오른쪽으로 바꿔야 했지만 당시 여객선은 변침 하지 못했다. A씨는 해경 조사에서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다가 수동 운항으로 전환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해경의 항해데이터 기록장치(VDR) 분석결과 A씨는 여객선이 좌초되기 13초 전에야 배 앞에 나타난 족도를 인지하고 조타수에게 타각 변경을 지시하는 음성이 확인됐다.
평소대로라면 3분 전에 변침을 했어야 한다. 해경은 이때는 배를 멈추거나 방향을 변경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조타수 B씨는 해경조사에서 “전방 주시는 항해사의 업무이고 (타각 변경)지시를 받았을 때는 섬이 눈앞에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해경은 선장 등 선원 7명을 대상으로 평소 당직 근무 수칙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관제부실 의혹이 불거진 목포광역VTS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운항 중인 배들을 관제하는 목포VTS는 사고 당시 퀸제누비아2호가 제때 변침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목포VTS는 당시 관제사가 같은 협수로를 항해하는 다른 선박이 항로를 벗어나 이 선박을 집중 모니터링하느라 여객선에 집중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고 밝혔다.
또 관제사가 여객선의 대각도 변침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지점은 족도로부터 700∼800m 지점으로 여객선이 1분 이내에 충돌하게 돼 교신 시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관제의 실익이 없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목포해경은 이날 목포VTS로부터 당시 관제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받아 분석하고 있다. 해경은 “관제사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는지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는지에 중점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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