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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워드] ➂ 브라 탈출 넘버원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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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7-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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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2년 7월, 장소는 일본 후쿠오카였다. 당시 일본은 폭염·폭우가 한창이었다. 여행 후 숙소에 돌아와 현지 뉴스를 틀면 돼지가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는 장면이 나왔을 정도로 비가 많이 왔고, 푹푹 쪘다. 거리 인파에 섞여 땀을 뻘뻘 흘리며 지역 축제(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행진을 구경하던 도중 숨이 막히며 ‘아 정말 쪄죽겠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입고 있던 와이어 브라가 몸을 조여왔다. 사람들이 모두 행진을 쳐다보고 있는 틈을 타 시선의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와 건물 그늘로 들어갔다. 윗옷 속에서 뒤적거리길 잠시, 브라 탈출에 성공했다.
그때 머릿속에는 ‘살기 위해선 이걸 벗어야 한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남의 눈에 들킬 수도 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까진 ‘노브라’로 다녀야 한다는 사실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여자라면 윗옷을 다 벗지 않고 브라를 빼내는 법쯤은 알고 있다. 그 방법을 길바닥에서 행한 적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땀과 열기가 차 있던 가슴에 그제야 바람이 통했다.
여름은 참 브라와의 불화가 깊어지는 계절이다. 흡습속건, 냉감 등등 기능성 원단으로 된 티셔츠를 사 입어도 안에 브라를 하는 이상 별 의미가 없다. 겉옷이 아무리 통풍이 잘되면 무엇하나, 브라가 피부를 감싸며 쿨링감을 무력화하는데. 브라는 자고로 티 안 나게 몸에 ‘밀착’하는 것이 미덕 아닌가. 요즘 같은 날씨에는 옷 안에 무언가를 한 겹 더 입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유독 부조리하게 느껴진다. 땀에 젖은 채로 브라를 벗다 보면 성질나서 집어 던지고 싶어진다.
그래도 불화를 다스리며 잘 지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온갖 종류의 브라 및 ‘유사 브라’ 중 시도하지 않은 것이 아마 없을 것이다. 브라렛, 노와이어 브라, 캡내장 민소매 같은 것들이 지금처럼 흔치 않았던 15년쯤 전부터 온갖 검색 키워드를 동원해 딱 ‘가린다’는 목적에만 충실한 제품을 찾아 헤맸다. 조건은 단순했다. 조임과 답답함이 없을 것. ‘풍만함’은 필요 없으니 그냥 사회적 체면만 유지할 수 있게 해줄 것. 앞 후크 브라, 백리스(등판이 없는) 브라, 캡내장 민소매, 뒷밴딩 없는 캡내장 민소매, 캡내장 티셔츠, 쿨브라, 밴드, 실리콘 누드 브라, 앞지퍼 스포츠브라…. 세상 다양한 브라가 내 몸을 스쳐갔다.
2025년의 시중 제품은 과거에 비하면 양과 질 모두 나아진 편이다. 특히 노와이어가 대세가 됐다는 점에서 유행이랄까, 인식의 변화도 엿보인다. 삐져나온 브라 와이어에 생살이 찔리는 일만큼은 이제 근절돼야 한다.
그렇지만 좋다고 입소문 난 걸 써봐도 여전히 만족하기가 힘들다. 다른 옷과 달리 브라는 안 입을수록 기쁘고 안 입을 때에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옷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편한 브라’라는 건 그 자체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편안함의 측면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안 입는 것만한 대안이 없다. 브라에서 탈출하기 위해 브라를 찾는다?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말이다.
부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젖꼭지와 가슴을 감추려고 브라를 한다. 그 브라를 감추려고 그 위에 또 민소매를 걸친다. 그 민소매 위에야 최종적으로 겉옷을 입을 수 있다. 감추고, 감추는 걸 또 감추고…. 겨울도 아니고 여름에 이 짓을 하고 있노라면, 그렇게 ‘감추기x2’를 하고 나왔는데 아무것도 싸매지 않은 남성의 그곳과 또렷하게 눈이 마주치면, 어쩔 수 없이 의문이 들고야 만다. 왜 나만?
“싫으면 그냥 벗고 다녀”라고 말하고 싶은 이들도 아마 있을 것이다. 그 ‘그냥 벗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과거 여성 아이돌들이 브라를 입지 않은 채로 대중 앞에 나섰다가 무려 ‘논란’ 씩이나 되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국 거리에서 브라로 가슴을 가리지 않은 여성이 어떠한 시선을 받게 될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아무리 봐도 이 사회는 여성의 가슴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다.
가슴을 포함한 여성의 신체는 가치관과 관습, 종교 등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전쟁터다. 여성의 가슴을 어디까지 내보여도 되고 어디서부턴 감춰야 하느냐는 사회적 규범과 인식의 문제다. 브라의 역사가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점은 이 규범과 인식이 고정불변하지 않고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책 <유방의 역사>(1999)를 비롯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가슴에 걸치는 속옷은 오래전부터 사용됐지만 브라가 발명돼 모든 계층의 여성이 이용할 수 있는 속옷이 된 것은 20세기 초다. ‘여성은 브라를 착용한다’는 보편 관념은 대량생산과 함께 발명됐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 발명의 주동자들은 여성이 아니었다.
브라가 상업화되면서 여성의 가슴과 브라를 연결짓는 ‘시선’이 형성됐다. 물론 그 이전에도 각 사회·문화가 여성의 가슴을 바라보는 방식은 존재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여성의 가슴이 ‘돈’이 되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은 가슴의 크기, 모양 같은 것들을 세세하게 따져보게 됐다.
브라 광고를 통해 여성의 가슴이 대상화된 방식을 분석한 논문 <여성의 가슴은 어떻게 소비되어 왔는가?: 여성잡지 브래지어 광고 분석>(2019)에 따르면, 한국의 브라 광고에서 ‘컵 사이즈’가 처음 등장한 시점은 1970년대 후반이다. 1980년대 광고에는 “브라를 사실 때에는 꼭 사이즈를 체크하시고 꼭 맞는 표준규격의 제품을 선택하세요”, “브라는 컵 사이즈가 꼭 맞아야 편하고 예쁩니다” 등과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이후 1990년와 2000년대를 거치며 ‘과학적으로’ 가슴을 올려주고 모아주는 기능이 강조된다. 연구진의 표현대로 “브라의 상품화 과정과 맞물려 여성의 가슴은 획일적으로 규정되고 객체화돼 왔으며, 브라를 착용하는 것이 선택사항이 아닌 당연한 것이 돼버리고, 브라를 입지 않는 것을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노출이라 여기는 고정관념이 강화된 것”이다.
여성의 가슴을 재단하는 일에 국가가 앞장선 전례도 있다. 정확한 크기, 각도, 모양에 따라 ‘이상적인 가슴’이 존재한다는 글이 보건복지부 국가건강정보포털에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게시됐다. ‘아름다운 가슴이란’ 제목의 해당 글은 “(여성의) 가슴은 제 2의 성기로 여성의 의미와 자존심이 표현되는 곳”, “남편에게는 애정을 나누어 주는 곳이며 여성 본인에게는 자신의 미적 가치를 표현하는 곳”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더 나아가 이 글은 “쇄골의 중심과 유두간의 거리 18-20cm”, “유두가 살짝 올라가고 연한 적색이어야 한다” 등 수치와 기준을 제시했다. 이 글은 큰 비판에 처한 뒤 삭제됐다.
여성들은 가슴에 대한 권리를 되찾고자 투쟁해왔다. 1960년대 미국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브라를 지목했다. 1968년 미국 애틀랜틱시티에서 열린 미스아메리카 대회에서 여성해방당 당원들은 브라와 거들, 가짜 눈썹 같은 것들을 벗어 던지라고 주장했다. 대회장 인근 거리에서 이들은 브라, 립스틱, 하이힐 같은 것들을 ‘자유의 쓰레기통’(Freedom trash can)에 던졌다. 브라를 불태우지 않았음에도 이들은 ‘브라 화형자(bra burners)’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았다.
여성의 상반신 노출이 공연음란죄로 취급되는 현실에 반대하는 운동 ‘프리더니플(Free the Nipple)’은 2010년대부터 이어지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이 체포·기소되는 일이 발생하면 유명인을 비롯한 여러 여성이 온·오프라인에서 연대를 표하는 식이다. 이는 남성만이 공공장소에서 자유롭게 가슴을 드러낼 수 있는 건 성차별이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북미에서는 8월26일(여성 참정권이 승인된 날·여성 평등의 날)과 가까운 토요일을 ‘토플리스(topless·상의를 입지 않는) 데이’로 삼아 여성이 상의를 벗고 남성은 브라나 비키니를 입는 행사도 이어져 온다.


여성과 남성의 젠더 위계가 뒤바뀐 사회를 그리는 작품에서는 남성이 브라와 같은 속옷을 차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에서 남성은 성기를 가리기 위해 ‘페호’를 입어야 한다. 브라와 같이 페호에도 컵 사이즈 구분이 있고, 페호가 겉으로 보이거나 페호를 입지 않았을 때 수치심을 느낀다. 여성들은 날가슴으로 당당히 다닌다. 여성 신체를 억압하는 기제로서의 브라가 소설 속 페호로 성별 반전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탈코르셋 운동과 함께 탈브라 움직임이 전개됐다. 대표적으로 2018년 6월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들은 페이스북 코리아 앞에서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였다. 앞서 페이스북 코리아가 이들의 상의 탈의 퍼포먼스를 ‘나체·성적 행위에 관한 게시물’로 분류해 삭제한 것에 대한 항의였다. “우리의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 “현대판 코르셋 내 몸을 해방하라” 등이 시위 슬로건으로 등장했다. 이 일은 페이스북 코리아의 사과로 마무리됐다.
당시 시위에 참여한 이들을 인터뷰한 논문 <음란에서 저항으로: 불꽃페미액션 가슴해방운동 연구>를 보면, 가슴뿐만 아니라 투쟁 당사자들의 내면 역시 해방을 겪었다. 시위 참가자 각각이 브라를 둘러싸고 느낀 부조리가 일정 부분 깨진 것이다. 이 부조리는 ‘억울함’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한 연구 참여자는 “(남자애들이) 브라 끈 푼 것도 억울하고 수치스러웠거든요. 왜냐하면 나는 걔한테 할 수가 없잖아요”라고 밝혔다. 또 다른 참여자는 “노브라를 하면서 좀 억울한 거예요. 남자들은 맨날 가슴 큰 사람들도 노브라로 다니는데 나는 심지어 함몰이라서 보이지도 않는데 그 불편한 걸 했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살찐 남성과 여성이 있으면 살찐 남성도 튀어나오고 여성도 튀어나왔는데 왜 여성만 감춰야만 하는가”라고 돌아봤다.
논문은 이들이 느낀 해방감을 “첫째는 남자의 가슴만 누렸던 자유를 쟁취함으로써 느낀 투쟁적 해방감이고 둘째는 나의 가슴 해방이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내고 여성 해방으로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감각에서의 여성주의 실천으로서 해방감”이라고 평가했다.
여성들은 브라를 둘러싸고 말 못 할 경험을 저마다 품고 있다. 2차 성징기 처음 브라를 착용했을 때의 느낌, 친구들과 서로 ‘나 끈 보여?’라고 확인해주던 일, 가슴이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드는 고민 같은 것들이 넘쳐난다.
이러한 여성들에게 가슴 해방은 무엇을 의미할까? 누구는 브라를 선택적으로 착용하는 것을 원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구는 아예 브라가 사라지는 세상을 꿈꿀 수도 있다. 스포츠 브라 정도는 기능적으로 필요하다는 견해도 타당하고,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가슴을 숨기고 싶다는 입장도 여전할 것이다. 다른 방향의 극단에선 남의 가슴을 일절 보기 싫으니 남성도 브라를 하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브라 탈출’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선택을 향한 엄격한 잣대’만큼은 접어두려고 한다. 누구나 활동가들처럼 상의 탈의 시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토플리스 데이’ 행진에 참여한 이들도 직장 면접에서는 브라를 입을 수 있다. 이론과 실천은 늘 다르며, 이상은 현실과 떨어져 있다. 탈브라를 꿈꾸면서도 집에 손님이 온다고 하면 일어나서 주섬주섬 브라부터 챙겨 입는 여성 개개인의 내적 갈등은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유방의 역사> 저자 매릴린 얄롬은 “해방된 유방은 무한한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유방들은 딱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의 의지에 반해 농간당하기를 거부하는 여성들이 주인이라는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러면서 “여성의 다리가 해방된 것도 아주 최근에 일어난 현상이다. 과연 21세기의 해방된 유방도 공공연하게 드러낼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고 획득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가슴 해방의 순간이 언제, 어떤 계기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나 분명한 것은, 무엇을 걸쳐도 덥기만 한 이 여름에 사회의 시선까지 둘러메기에는 너무 지쳤다는 점이다. 지친 여성들을 위해 서로 ‘못 본 척’ 하는 것이 암묵적인 매너가 되면 좋겠다. 지하철이나 거리, 학교에서 다른 이의 가슴과 눈이 마주친 것 같은 기분이 들어도 응시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자는 것이다. 그 가슴의 주인을 훑어보지 않고 곱게 보내주는 것이야말로 ‘브라 탈출’의 넘버원 수칙이 아닐까.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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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감자 한 알, 달걀 한 알쯤 쪄 두고 점심을 지나고 싶은데 손이 허전하다. 점심거리 무심히 담아둘 바가지 하나가 집에 없다. 바가지는 원래 박을 두 쪽으로 켜 만든 주방용품 겸 용기다. 물·술·장 등을 푸거나 뜰 때 좋다. 감자·고구마·밤·호두·달걀·옥수수처럼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먹을거리를 담아두는 데에도 요긴하다. 나무·쇠붙이·합성수지 바가지도 있지만 액체에 띄워두고 쓰기에는 역시나 원래 바가지가 낫다.
뜨거운 조청이나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죽을 풀 때도 역시 박을 켜 만든 바가지다. 바가지는 뜨거운 액체나 음식이 닿아도 녹아내리지 않는다. 열을 전달하지 않아 쥐기에도 좋다. 다 떠나서, 가볍다.
바가지 가운데 서너 명분 음식을 담을 만한 바가지는 ‘가달박’이다. 함지박과는 다르다. 함지박은 통나무 속을 파낸 넓고 무거운 용기다. ‘빨간 고무 다라이’가 태어나기 전에, 고무 다라이처럼 쓴 용기가 바로 함지박이다. 고무 다라이란 곧 합성수지 함지박이다. 함지박은 이고 다녔다. ‘박’이라는 말이 붙었으되 함지박은 바가지는 아니다. 이에 견주어 가달박은 음식을 담고서, 한 손으로는 받치고 한 손으로는 쥐고, 부엌에서 나와 후딱 논밭으로 달려갈 때 쓸 만한 질기고 넉넉하고 가벼운 바가지다.
작게는 조롱박이 있다. 조롱박은 호리병박을 두 쪽으로 켜 만든다. 독에 띄워놓고 쓰기 좋다. 전에는 독의 부피, 아가리의 둘레를 가늠해 바가지든 조롱박이든 띄워놓았다.
이보다도 작은 놈이 표주박이다. 조롱박은 독보다 작은 동이에 띄우기 좋다. 동이는 콩 한 말이 들어갈 만한 부피의 용기다. 동이 절반만 한 용기는 방구리다. 방구리에서 무얼 푼다면 표주박이 마침맞다. 표주박은 휴대용 잔 노릇도 했다. 허리춤에 차기 좋은 데다 앙증맞기까지 하다. 물잔 노릇은 기본이다. 점잖은 사람은 찻잔으로도 쓰고 술꾼은 술잔으로도 썼다. 그러니 그 소재가 호리병박에 그치지 않았다.
잘생긴 소라를 다듬어 가장자리를 금속으로 마무리한 표주박, 종이로 모양 잡고 옻으로 마감한 표주박도 썼다. 나무를 깎아 천도복숭아 반 가른 모양을 내 세공을 올리기도 했다. 서민 부엌에서 방구리와 어울린 표주박과는 다른 표주박이다.
그래도 표주박에 잇닿은 심상이란 요컨대 소박한 생활이다. “일단사일표음(一簞食一瓢飮)”이라는 말이 있다. ‘도시락 하나 채울 밥 한 덩이에 표주박 하나 채울 물’이라는 뜻이다. <논어>에서 유래한 이 말은 소박하되 줏대 있는 삶, 소박하되 생활의 즐거움을 잃지 않는 삶을 은유한다.
고전적인 숙어만 의구할 뿐이다. 표주박도 가달박도 간데없다. 한 사물의 소재, 부피 감각, 형상, 미의식 이전에 쓸모에 충실해 이룬 조형미, 생활 속 쓰임의 세계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한국 음식 문화사가 겪은 최근 100년의 충격은 도구와 기명에서도 한결같다. 이제 바가지는 없다. 대중소 스테인리스 볼이 있을 뿐이다. 추이보다는 충격을 연속해 이룬 한국 일상생활의 현대사가 새삼스럽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0일 ‘VIP 격노설’과 관련해 국방부와 국가안보실, 해병대 사령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VIP 격노설의 장본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날 새벽 12·3 불법계엄 관련 혐의로 재구속되자마자 채 상병 사건 관련 수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특검팀은 이날 국방부 대변인실과 국방정책관실, 군사보좌관실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현 국방대 총장),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의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 전 장관과 이 전 비서관, 임 전 비서관은 자택도 압수수색당했다.
해병대 사령부에서는 채 상병 순직사건 발생 당시 국가안보실에 파견됐다 현재 해병대 작전참모처장으로 재직 중인 김형래 대령 사무실이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김 대령은 채 상병 순직사건 당시 국가안보실과 해병대 간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김 대령은 순직사건이 발생할 무렵인 2023년 7월28일부터 8월9일 사이 해병대 인사들과 60여차례에 달하는 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검팀이 압수수색한 대상들은 모두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깊숙이 연루된 인물들이다. 이들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이끌었던 해병대 수사단이 지목한 채 상병 순직사건 혐의자 8명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을 뺀 2명으로 줄이는 데 관여하거나, 경찰에 이첩한 초동수사기록을 회수하는 과정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VIP 격노설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서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를 재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가적 관심사인 VIP 격노설의 진상을 규명하고, 채 상병 사망사건 은폐 의혹을 밝히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 자료들을 분석한 뒤 관련자들을 본격 소환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을 상대로 2023년 7월31일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 내용과 윤 전 대통령이 당시 회의에서 한 발언 등을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특검팀은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및 출국금지 해제 관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의 법무·외교부 장관들이 고발된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았다. 앞서 시민단체는 윤석열 정부 법무·외교부 장관들이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였던 이 전 장관이 호주 대사로 임명되고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돼 출국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며 공수처에 직무유기, 직권남용, 범인도피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과 출국 과정은 채 상병 특검법이 정한 특검의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43·사진)이 8일(현지시간) 제59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 위원으로 임명됐다고 외교부가 9일 밝혔다.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은 국제인권규범에 어긋난 구금 사례를 조사하고 관련국에 필요한 권고를 하는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 중 하나다.
아시아·아프리카·서유럽·동유럽·라틴아메리카 등 유엔의 5개 지역그룹에서 각각 1명씩 임명한다.
한국인이 이 그룹의 실무위원이 된 것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활동한 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후 두 번째다. 이 그룹 위원의 임기는 3년이며 1회 연임할 수 있다.
신 분석관이 속한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2014년 비영리로 서울에 설립된 북한 인권 조사·연구 단체다. 신 분석관은 2018년부터 이곳에서 법률분석관으로 일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 하버드대에서 법학 석사, 연세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복을 앞둔 9일 서울 종로구의 편의점 세븐일레븐 종로재동점에서 한 소비자가 세븐일레븐이 하림과 협업해 출시한 간편식 ‘세븐셀렉트 영양반계탕’을 고르고 있다. 영양반계탕은 한정수량으로 판매되며 10일부터 전국 세븐일레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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