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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MMORPG “일본인 티내지 말아야”···일본, 중국 체류 자국민에 전승절 주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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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8-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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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MMORPG 주중국 일본대사관이 다음달 3일 중국 전승절을 앞두고 중국에 체류하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외출 시 주변 상황에 유의하면서 안전 대책을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본대사관은 27일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리고 “9월 3일은 이른바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이라며 “일본 역사와 관련된 날로 중국인의 반일 감정이 특히 고조되기 쉬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중국이 올해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으로 정해 관련 영화와 드라마가 방영됐으며, 각종 행사가 실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외출 시에는 수상한 사람의 접근 등 주위 상황에 유의해 달라”며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경우에는 충분한 대책을 취하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현지 습관을 존중하고, 외부에서는 주위에 들릴 정도의 크기로 일본어를 말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대사관은 또 “한눈에 일본인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복장을 하거나 이러한 물품을 휴대하지 말아 달라”며 많은 사람이 모이는 광장과 일본인이 이용할 것으로 생각되기 쉬운 장소는 되도록 방문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중국 쑤저우에서 아이와 함께 걷던 일본인 여성이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 중국의 80주년 전승절 기념식과 열병 행사 참석을 보류해 줄 것을 외교 경로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일본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의미하는 중국식 표현)하고 해명을 요구했다”며 침략 역사를 직시하라고 밝혔다.
마약 운반책에서 단속국 요원 변신한 행크 애셔디지털 데이터 처리 재능 발견차량 정보 검색 시스템 개발 후 영역 확장데이터를 ‘정제’해 개인사 전체 파악‘9·11 테러리스트 사냥’에도 협조‘알고리즘화된 세상’의 창조자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행크 애셔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미국인들도 잘 모르는 이름이다. 하지만 2013년 62세의 나이로 사망한 애셔는 개인정보에 기반한 현대적 초감시사회의 원형을 만들어놓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닌 인물이다.
미국 탐사보도 언론 프로퍼블리카 기자 매켄지 펑크는 <세상을 데이터베이스에 가둔 남자>에서 한때 마약 범죄자였던 애셔라는 인물이 어떻게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설계하고 소유한 남자’가 됐는지를 추적한다.
애셔는 1951년 미국 인디애나주 밸퍼레이조에서 치과의사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학교 공부를 싫어했던 그는 입학 3일 만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공장에 취직했다. 10대 후반에는 플로리다에서 페인트 도장 회사를 차려 속도전으로 돈을 긁어모았다. 1980년대 초반 비행기로 마약을 수송하다 체포됐으나 수감되는 대신 마약단속국의 민간인 비밀 요원으로 활동했다. 디지털 데이터를 처리하는 재능을 발견한 것은 1980년대 중후반 로이 브루베이커라는 이름의 컴퓨터 메인프레임 관리자에게 컴퓨터를 배우면서다.
세상을 데이터베이스에 가둔 남자매켄지 펑크 지음 | 이영래 옮김다산초당 | 440쪽 | 2만4000원
애셔는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 존 내시처럼 “숫자에서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패턴을 보고 무작위성에서 의미를, 너무나 많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아포페니아(아무런 규칙성이 없는 무작위적 현상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심리적 경향)”였다.
애셔는 1992년 설립한 데이터베이스테크놀로지스(DBT)를 설립하며 데이터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DBT는 자동차 보험회사를 위해 플로리다주 차량 관리국의 차량 등록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작했다. 애셔는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1993년에는 ‘오토트랙’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처음에는 이름과 차량 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주소지와 동거인 이름 정도만 알 수 있었지만, 이후 금융사나 수사당국, 인터넷 통신회사 등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결혼 유무, 이혼 전력, 부채 상태, 총기 면허 소지 유무, 투표자 등록 여부, e메일 주소 등 광범위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애셔는 각각의 데이터가 그 자체로는 작은 픽셀에 불과하더라도 이 픽셀들을 적절한 방식으로 조합하면 한 개인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데이터라는 ‘석유’는 데이터 융합이라는 ‘정제 과정’을 어떻게 거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역사 전체”를 보여줄 수도 있었다.
2000년 대선에서 플로리다주는 DBT에 중범죄자들을 유권자 명부에서 제거하는 일을 맡겼다. 그러나 DBT 시스템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헷갈리는 등의 오류를 일으켜 수천명의 흑인 투표자가 부당하게 투표권을 박탈당했다. 이는 당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민주당 앨 고어 후보에 박빙으로 승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범죄자 체포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1990년대 초반 애셔가 경찰 수사에 도움을 주면서 확인됐다. 미국 내 법 집행기관 약 1만8000개가 애셔의 고객이 됐다. 고객사들의 목록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같은 유력 신문사, 법률 회사, 추심 회사, 보험사로 계속 확대됐다. 매출은 1994년 280만달러에서 1996년 1630만달러로 급증했다.
2001년 9·11테러는 개인정보가 ‘소비자 사냥’이 아니라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테러리스트 사냥’에도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계기다. 테러 발생 이틀 뒤 애셔는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경찰 등에 2001년 설립한 회사 사이신트가 보유한 개인정보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허용한다. 그는 또 9월13일 밤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사이신트의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미국 내 거의 모든 성인들의 ‘테러리스트 가능성’을 점수화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그가 수사당국에 이름을 전달한 1000명 중 다섯 명이 실제 테러범들이었다.
애셔가 테러리스트들을 특정할 때 사용한 알고리즘은 기업들이 고객을 프로파일링할 때 사용하는 소비자 알고리즘을 재구성한 것이었다. “사이신트의 슈퍼컴퓨터가 누가 파산할지 예측할 수 있다면, 누가 범죄자가 되고 누가 테러리스트가 될지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중략) 9월13일, 그가 만든 높은 테러리스트 인자(terrorist factor)는 세상에 처음 생긴, 근본적으로 새로운 요소였다. 소비자 로직을 공공 안전에 적용한 ‘병에서 나온 지니’였던 것이다.”
애셔의 사이신트는 2004년 세계적인 학술출판 그룹인 리드엘스비어에 당시 최고액수로 인수됐다. 애셔는 마약운반 전력 때문에 회사에서 물러났지만 그가 만든 데이터베이스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FBI, 마약단속국, 연방보안국, 이민·귀화국, 이민·세관집행국, IRS, 범죄수사국, 주 경찰청, 뉴욕경찰국 등이 모두 고객이 됐다. 사이신트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은 부시 정부가 추진한 대테러 정보시스템 ‘매트릭스’의 근간이 됐다.
말년의 애셔는 수사기관이 자신을 추적하는 망상에 시달린 끝에 2013년 1월11일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폐에 혈전이 쌓이는 양측성폐색전증이었다.
애셔의 유산은 여전히 살아남았다. 오늘날 미국의 법 집행기관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보유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경찰이 사후에 범죄자를 잡는 대신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막는 ‘예측 치안’ 시스템을 구현하려 한다. 은행은 대출을 갚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보험사는 사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걸러내려 한다. “완벽하게 알고리즘화된 세상에서라면 당신의 과거가 부당하게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의 1차 수사기간(60일)이 오는 30일 종료된다. 실체가 불분명했던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설’과 채 상병 순직을 둘러싼 수사외압의 흐름을 구체화한 점이 성과로 꼽힌다. 이른바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대사 임명 논란이라는 큰 과제는 남아있다. 특검팀은 수사 막바지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의 ‘1호 처분 사건’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사건이 유력하다.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을 죽음으로 내몬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내성천 수중 수색작전을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최근까지 그를 세 차례 불러 조사했다. 채 상병과 같은 현장에 있던 생존병사, ‘허리 아래까지 들어가라’는 지침을 하달한 최진규 전 해병대 포11대대장 등 지휘관들에 대한 조사도 상당수 마쳤다.
내성천을 직접 방문해 채 상병이 숨진 당일을 재구성하는 작업까지 마무리한 특검팀은 순직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을지 특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최근 브리핑에서 “사건의 당사자가 워낙 많아 책임 소재를 어느 정도까지 물을 수 있을지가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두 달간 수사에서 VIP 격노로 시작된 수사외압 의혹의 실체를 밝혔다.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한 후 국방부를 중심으로 혐의자 축소 움직임이 일었다는 것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에서 제외됐다.
수사 초반부터 ‘VIP 격노 당일’로 알려진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재구성에 집중한 특검팀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시작으로 당시 참석자들을 줄소환해 격노설이 사실이라고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임기훈 전 안보실 국방비서관 등을 통해서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질책한 정황도 확인했다. 특검은 관련자 조사를 모두 마친 시점에 윤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국방부 등 ‘윗선’이 채 상병 사망사건 기록 재검토 과정에 꾸준히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확인했다. 국방부 조사본부 지휘부는 이 전 장관의 핵심 참모인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이 집요하게 연락해 ‘혐의자 축소’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임 전 사단장도 혐의가 있다’는 내부 의견과는 다른 결론을 내야 했다고도 했다. 특검은 남은 수사에서 2023년 7~8월의 외압 정황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것인지 규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규명이 향후 수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당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쌓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 여사 등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이 처벌받지 않게 해달라’고 청탁했다고 의심한다.
정치권 및 개신교계 주요 인사들의 개입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와 해병대 1사단 군종실장을 지낸 백모 목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고석 변호사(전 군사법원장) 등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특검은 이들의 2023년 7~8월 통화 내역을 확보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 부부도 개신교 인사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 측에 구명을 청탁했다고 의심한다.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한 특검은 조만간 김 목사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 전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대사 임명 논란’ 수사도 입증해야 할 주요 과제다. 특검은 법무·외교부 실무자들을 조사하면서 ‘이 전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이 졸속으로 진행됐고, 이 전 장관 출국금지 해제 심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심우정 전 검찰총장(당시 법무부 차관)의 지시로 진행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은 조만간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 과정에 연루된 박 전 장관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심 전 총장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 전 장관을 피의자로 입건했던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 사실상 협조해줬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안건을 기각한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수사도 시작됐다. 김 위원은 2023년 8월 채 상병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 외압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가 이 전 장관과 통화한 뒤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다음주부터 안건 심의에 참여한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면서 당시 인권위가 기각 결정을 내린 경위와, 결정 절차를 위반한 정황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25일(현지시간)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하루였다.
정상회담 직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리며 파국 가능성까지 제기된 가운데 시작한 회담은 양국 정상이 대화에 대화를 거듭하며 서서히 분위기를 풀어갔다. 생중계된 정상회담에 이어 확대회담에 오찬까지 함께한 한·미 정상은 시간이 갈수록 속 깊은 대화를 나누며 신뢰를 쌓았고, 140분 뒤 이 대통령은 기분 좋게 백악관을 나설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불과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물을 올렸다.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로 글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며 “우리는 그곳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백악관에서 새 대통령(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고 글을 마쳤다.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급작스럽게 한국과 관련한 트럼프의 언급이 올라온 탓에 회담을 준비하던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허위 계정이거나 가짜뉴스 아니냐는 설왕설래가 오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공식 계정인지 좀 확인을 해봐야 될 상황인 것 같다”며 “지금 상당히 페이크 뉴스(가짜뉴스)들이 이래저래 국내에도 그렇고 좀 많이 뜨고 있는 상황이라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회담 상대인 트럼프 대통령이 올렸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당황하고 있는 듯한 답변이었다. 진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그 내용이 탄핵 반대 집회나 부정선거론자들의 주장을 수용했을 법한 내용으로 유추될 소지가 있어 회담준비팀의 당황스러움과 충격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측의 요청으로 정상회담 시간까지 지연되면서 이 대통령 등 회담 참석자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예정된 낮 12시를 30여분 넘긴 12시33분 회담장이 있는 백악관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초조한 표정이 묻어난 채로 백악관 입구에서 차량에 내렸고 마중을 나온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했다.
이 대통령이 백악관 방명록에 ‘한·미동맹의 황금시대 강하고 위대한 미래가 새로 시작됩니다’라고 쓴 뒤부터 얼어있던 분위기는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영어와 한국어 중 어느 언어가 정확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며 대화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서명에 쓴 대통령실 제작 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직접 가져온 것이냐”, “어디서 받은 것이냐”, “두께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 “정말 멋지다”며 관심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가져갈 거냐”라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선물로 증정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하시는 아주 어려운 그 사인에 유용할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감사를 표하며 “가시기 전에 선물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면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받은 선물을 봤는데, 사진첩이더라”고 말했다.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시작된 회담은 배석자들과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1시간 가까이 생중계로 진행됐다. 한국 측에서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측은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양 정상의 좌우에 착석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참모진도 배석자 뒤에 서서 회담에 참석했다. 강경화 주미국 대사 내정자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회담장에 함께했다.
생중계로 공개된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피스메이커 역할이 정말로 눈에 띈다” “실제로 성과를 낸 경우는 처음”이라는 등 한껏 치켜세웠고,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이 이겼다면 한국에는 핵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자들의 질의가 이어지며 30분으로 예상했던 공개 회담 시간은 53분 동안 진행됐다. 시작 전 긴장감은 어느샌가 사라진 모습이었다. 강 대변인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서로에 대한 칭찬과 덕담이 오가며 끝날 때까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비공개로 전환 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확대회담과 연이어 열린 오찬은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를 끌어올린 시간이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줬고, 중국과 북한의 관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등에 대한 생각을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초청 의사를 전하며 김 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권했다.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평가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당신은 전사다”“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여러 차례 친밀감을 강조했다.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라고 이 대통령을 극찬한 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써 전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암살 위협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며 “우리 둘은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다”고 했고 상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여자 프로선수들의 골프 실력이 왜 좋은지” 물었고, 이 대통령은 “손재주가 좋은 민족적 특성과 연관 있는 듯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장에 자리한 한국 참모진 이름표에 서명해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기프트룸으로 안내해서는 모자, 골프공, 골프티, 커프스핀 등을 가리키며 “마음에 드는 걸 골라 가라”며 서명을 해준 뒤, 백악관 기념주화까지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이라며 이 대통령을 향해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예정보다 길게 진행된 오찬을 마칠 때 아쉬워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진전, 대단한 사람들, 대단한 협상이었다”라며 이 대통령과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눴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146분의 정상회담과 오찬을 마친 이 대통령의 손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피습 당시 사진이 담긴 책자가 들려 있었다. 이 대통령이 백악관 입장 때 “이시바 총리가 선물로 받았다”고 말한 책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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