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워드] ➂ 브라 탈출 넘버원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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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머릿속에는 ‘살기 위해선 이걸 벗어야 한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남의 눈에 들킬 수도 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까진 ‘노브라’로 다녀야 한다는 사실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여자라면 윗옷을 다 벗지 않고 브라를 빼내는 법쯤은 알고 있다. 그 방법을 길바닥에서 행한 적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땀과 열기가 차 있던 가슴에 그제야 바람이 통했다.
여름은 참 브라와의 불화가 깊어지는 계절이다. 흡습속건, 냉감 등등 기능성 원단으로 된 티셔츠를 사 입어도 안에 브라를 하는 이상 별 의미가 없다. 겉옷이 아무리 통풍이 잘되면 무엇하나, 브라가 피부를 감싸며 쿨링감을 무력화하는데. 브라는 자고로 티 안 나게 몸에 ‘밀착’하는 것이 미덕 아닌가. 요즘 같은 날씨에는 옷 안에 무언가를 한 겹 더 입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유독 부조리하게 느껴진다. 땀에 젖은 채로 브라를 벗다 보면 성질나서 집어 던지고 싶어진다.
그래도 불화를 다스리며 잘 지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온갖 종류의 브라 및 ‘유사 브라’ 중 시도하지 않은 것이 아마 없을 것이다. 브라렛, 노와이어 브라, 캡내장 민소매 같은 것들이 지금처럼 흔치 않았던 15년쯤 전부터 온갖 검색 키워드를 동원해 딱 ‘가린다’는 목적에만 충실한 제품을 찾아 헤맸다. 조건은 단순했다. 조임과 답답함이 없을 것. ‘풍만함’은 필요 없으니 그냥 사회적 체면만 유지할 수 있게 해줄 것. 앞 후크 브라, 백리스(등판이 없는) 브라, 캡내장 민소매, 뒷밴딩 없는 캡내장 민소매, 캡내장 티셔츠, 쿨브라, 밴드, 실리콘 누드 브라, 앞지퍼 스포츠브라…. 세상 다양한 브라가 내 몸을 스쳐갔다.
2025년의 시중 제품은 과거에 비하면 양과 질 모두 나아진 편이다. 특히 노와이어가 대세가 됐다는 점에서 유행이랄까, 인식의 변화도 엿보인다. 삐져나온 브라 와이어에 생살이 찔리는 일만큼은 이제 근절돼야 한다.
그렇지만 좋다고 입소문 난 걸 써봐도 여전히 만족하기가 힘들다. 다른 옷과 달리 브라는 안 입을수록 기쁘고 안 입을 때에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옷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편한 브라’라는 건 그 자체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편안함의 측면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안 입는 것만한 대안이 없다. 브라에서 탈출하기 위해 브라를 찾는다?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말이다.
부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젖꼭지와 가슴을 감추려고 브라를 한다. 그 브라를 감추려고 그 위에 또 민소매를 걸친다. 그 민소매 위에야 최종적으로 겉옷을 입을 수 있다. 감추고, 감추는 걸 또 감추고…. 겨울도 아니고 여름에 이 짓을 하고 있노라면, 그렇게 ‘감추기x2’를 하고 나왔는데 아무것도 싸매지 않은 남성의 그곳과 또렷하게 눈이 마주치면, 어쩔 수 없이 의문이 들고야 만다. 왜 나만?
“싫으면 그냥 벗고 다녀”라고 말하고 싶은 이들도 아마 있을 것이다. 그 ‘그냥 벗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과거 여성 아이돌들이 브라를 입지 않은 채로 대중 앞에 나섰다가 무려 ‘논란’ 씩이나 되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국 거리에서 브라로 가슴을 가리지 않은 여성이 어떠한 시선을 받게 될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아무리 봐도 이 사회는 여성의 가슴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다.
가슴을 포함한 여성의 신체는 가치관과 관습, 종교 등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전쟁터다. 여성의 가슴을 어디까지 내보여도 되고 어디서부턴 감춰야 하느냐는 사회적 규범과 인식의 문제다. 브라의 역사가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점은 이 규범과 인식이 고정불변하지 않고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책 <유방의 역사>(1999)를 비롯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가슴에 걸치는 속옷은 오래전부터 사용됐지만 브라가 발명돼 모든 계층의 여성이 이용할 수 있는 속옷이 된 것은 20세기 초다. ‘여성은 브라를 착용한다’는 보편 관념은 대량생산과 함께 발명됐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 발명의 주동자들은 여성이 아니었다.
브라가 상업화되면서 여성의 가슴과 브라를 연결짓는 ‘시선’이 형성됐다. 물론 그 이전에도 각 사회·문화가 여성의 가슴을 바라보는 방식은 존재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여성의 가슴이 ‘돈’이 되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은 가슴의 크기, 모양 같은 것들을 세세하게 따져보게 됐다.
브라 광고를 통해 여성의 가슴이 대상화된 방식을 분석한 논문 <여성의 가슴은 어떻게 소비되어 왔는가?: 여성잡지 브래지어 광고 분석>(2019)에 따르면, 한국의 브라 광고에서 ‘컵 사이즈’가 처음 등장한 시점은 1970년대 후반이다. 1980년대 광고에는 “브라를 사실 때에는 꼭 사이즈를 체크하시고 꼭 맞는 표준규격의 제품을 선택하세요”, “브라는 컵 사이즈가 꼭 맞아야 편하고 예쁩니다” 등과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이후 1990년와 2000년대를 거치며 ‘과학적으로’ 가슴을 올려주고 모아주는 기능이 강조된다. 연구진의 표현대로 “브라의 상품화 과정과 맞물려 여성의 가슴은 획일적으로 규정되고 객체화돼 왔으며, 브라를 착용하는 것이 선택사항이 아닌 당연한 것이 돼버리고, 브라를 입지 않는 것을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노출이라 여기는 고정관념이 강화된 것”이다.
여성의 가슴을 재단하는 일에 국가가 앞장선 전례도 있다. 정확한 크기, 각도, 모양에 따라 ‘이상적인 가슴’이 존재한다는 글이 보건복지부 국가건강정보포털에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게시됐다. ‘아름다운 가슴이란’ 제목의 해당 글은 “(여성의) 가슴은 제 2의 성기로 여성의 의미와 자존심이 표현되는 곳”, “남편에게는 애정을 나누어 주는 곳이며 여성 본인에게는 자신의 미적 가치를 표현하는 곳”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더 나아가 이 글은 “쇄골의 중심과 유두간의 거리 18-20cm”, “유두가 살짝 올라가고 연한 적색이어야 한다” 등 수치와 기준을 제시했다. 이 글은 큰 비판에 처한 뒤 삭제됐다.
여성들은 가슴에 대한 권리를 되찾고자 투쟁해왔다. 1960년대 미국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브라를 지목했다. 1968년 미국 애틀랜틱시티에서 열린 미스아메리카 대회에서 여성해방당 당원들은 브라와 거들, 가짜 눈썹 같은 것들을 벗어 던지라고 주장했다. 대회장 인근 거리에서 이들은 브라, 립스틱, 하이힐 같은 것들을 ‘자유의 쓰레기통’(Freedom trash can)에 던졌다. 브라를 불태우지 않았음에도 이들은 ‘브라 화형자(bra burners)’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았다.
여성의 상반신 노출이 공연음란죄로 취급되는 현실에 반대하는 운동 ‘프리더니플(Free the Nipple)’은 2010년대부터 이어지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이 체포·기소되는 일이 발생하면 유명인을 비롯한 여러 여성이 온·오프라인에서 연대를 표하는 식이다. 이는 남성만이 공공장소에서 자유롭게 가슴을 드러낼 수 있는 건 성차별이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북미에서는 8월26일(여성 참정권이 승인된 날·여성 평등의 날)과 가까운 토요일을 ‘토플리스(topless·상의를 입지 않는) 데이’로 삼아 여성이 상의를 벗고 남성은 브라나 비키니를 입는 행사도 이어져 온다.
여성과 남성의 젠더 위계가 뒤바뀐 사회를 그리는 작품에서는 남성이 브라와 같은 속옷을 차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에서 남성은 성기를 가리기 위해 ‘페호’를 입어야 한다. 브라와 같이 페호에도 컵 사이즈 구분이 있고, 페호가 겉으로 보이거나 페호를 입지 않았을 때 수치심을 느낀다. 여성들은 날가슴으로 당당히 다닌다. 여성 신체를 억압하는 기제로서의 브라가 소설 속 페호로 성별 반전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탈코르셋 운동과 함께 탈브라 움직임이 전개됐다. 대표적으로 2018년 6월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들은 페이스북 코리아 앞에서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였다. 앞서 페이스북 코리아가 이들의 상의 탈의 퍼포먼스를 ‘나체·성적 행위에 관한 게시물’로 분류해 삭제한 것에 대한 항의였다. “우리의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 “현대판 코르셋 내 몸을 해방하라” 등이 시위 슬로건으로 등장했다. 이 일은 페이스북 코리아의 사과로 마무리됐다.
당시 시위에 참여한 이들을 인터뷰한 논문 <음란에서 저항으로: 불꽃페미액션 가슴해방운동 연구>를 보면, 가슴뿐만 아니라 투쟁 당사자들의 내면 역시 해방을 겪었다. 시위 참가자 각각이 브라를 둘러싸고 느낀 부조리가 일정 부분 깨진 것이다. 이 부조리는 ‘억울함’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한 연구 참여자는 “(남자애들이) 브라 끈 푼 것도 억울하고 수치스러웠거든요. 왜냐하면 나는 걔한테 할 수가 없잖아요”라고 밝혔다. 또 다른 참여자는 “노브라를 하면서 좀 억울한 거예요. 남자들은 맨날 가슴 큰 사람들도 노브라로 다니는데 나는 심지어 함몰이라서 보이지도 않는데 그 불편한 걸 했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살찐 남성과 여성이 있으면 살찐 남성도 튀어나오고 여성도 튀어나왔는데 왜 여성만 감춰야만 하는가”라고 돌아봤다.
논문은 이들이 느낀 해방감을 “첫째는 남자의 가슴만 누렸던 자유를 쟁취함으로써 느낀 투쟁적 해방감이고 둘째는 나의 가슴 해방이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내고 여성 해방으로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감각에서의 여성주의 실천으로서 해방감”이라고 평가했다.
여성들은 브라를 둘러싸고 말 못 할 경험을 저마다 품고 있다. 2차 성징기 처음 브라를 착용했을 때의 느낌, 친구들과 서로 ‘나 끈 보여?’라고 확인해주던 일, 가슴이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드는 고민 같은 것들이 넘쳐난다.
이러한 여성들에게 가슴 해방은 무엇을 의미할까? 누구는 브라를 선택적으로 착용하는 것을 원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구는 아예 브라가 사라지는 세상을 꿈꿀 수도 있다. 스포츠 브라 정도는 기능적으로 필요하다는 견해도 타당하고,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가슴을 숨기고 싶다는 입장도 여전할 것이다. 다른 방향의 극단에선 남의 가슴을 일절 보기 싫으니 남성도 브라를 하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브라 탈출’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선택을 향한 엄격한 잣대’만큼은 접어두려고 한다. 누구나 활동가들처럼 상의 탈의 시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토플리스 데이’ 행진에 참여한 이들도 직장 면접에서는 브라를 입을 수 있다. 이론과 실천은 늘 다르며, 이상은 현실과 떨어져 있다. 탈브라를 꿈꾸면서도 집에 손님이 온다고 하면 일어나서 주섬주섬 브라부터 챙겨 입는 여성 개개인의 내적 갈등은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유방의 역사> 저자 매릴린 얄롬은 “해방된 유방은 무한한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유방들은 딱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의 의지에 반해 농간당하기를 거부하는 여성들이 주인이라는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러면서 “여성의 다리가 해방된 것도 아주 최근에 일어난 현상이다. 과연 21세기의 해방된 유방도 공공연하게 드러낼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고 획득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가슴 해방의 순간이 언제, 어떤 계기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나 분명한 것은, 무엇을 걸쳐도 덥기만 한 이 여름에 사회의 시선까지 둘러메기에는 너무 지쳤다는 점이다. 지친 여성들을 위해 서로 ‘못 본 척’ 하는 것이 암묵적인 매너가 되면 좋겠다. 지하철이나 거리, 학교에서 다른 이의 가슴과 눈이 마주친 것 같은 기분이 들어도 응시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자는 것이다. 그 가슴의 주인을 훑어보지 않고 곱게 보내주는 것이야말로 ‘브라 탈출’의 넘버원 수칙이 아닐까.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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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에서 역대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선출됐다. 2028년 대규모 해저 유전 시추 사업을 앞둔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공정한 자원 수익 분배’ 공약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리남 국회는 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예니퍼 헤이링스 시몬스 국민민주당(NDP) 대표(72·사진)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시몬스 당선인은 국회 51개 의석 중 34표를 확보해 당선됐다. 수리남은 국회 전체 의석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간선제를 택하고 있다.
시몬스 당선인의 경쟁자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 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다. 중도 성향인 그는 재임 기간 국제통화기금의 수리남 구조조정 조치에 따라 전기·연료 보조금을 삭감했고 급등하는 물가를 잡지 못했다. 결국 집권 진보개혁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NDP에 내줬다.
시몬스 당선인은 당선 직후 수도 파라마리보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나는 봉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으며 내가 가진 모든 지식과 힘, 통찰력을 사용해 우리 나라의 부를 국민 모두에게 분배하겠다”고 연설했다.
시몬스 당선인은 오는 16일 취임해 5년 임기를 지낼 예정이다.
의사 출신인 시몬스 당선인은 1996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역대 두 번째 여성 국회의장으로서 2010년부터 10년간 국회를 이끌어온 그는 여성 인권과 교육, 보건, 사회안전망 강화 등 정책에 신경 쓴 진보 성향 인사다. 다만 다른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이 추구하는 반미주의 노선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시몬스 당선인은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였던 새 유전 개발과 관련해 “(개발 수익금을) 모든 국민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공약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수익을 기반시설, 정부 재정 안정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산토키 정권하에서 축소된 복지 정책을 다시 확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인구 60만명 규모의 수리남은 1975년 네덜란드 식민지배에서 독립했다. 이후 내전과 군사쿠데타를 겪으며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자 주요 상권에선 문을 활짝 열고 냉방하는 ‘개문냉방’이 성행하고 있다. 상인들은 영업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에너지 절약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 들어 서울에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7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의류매장 세 곳은 모두 문을 열고 에어컨을 켠 채 영업 중이었다. 바깥에서 옷을 고르던 김모씨(26)는 “문이 열려 있으면 냉기가 느껴지니 더 많이 이용하게 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 한 오락실은 열린 문 앞에 서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한 시민은 일행에게 “여기 엄청 시원하다”며 오락실로 인도했다. 꽃집·안경점·문구점 등 업종을 불문하고 열린 문으로 냉기가 흘러나왔다.
개문냉방은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규제가 쉽지 않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등 관련 법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 수급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될 때 ‘에너지 사용 제한’을 고시해야 단속할 수 있다. 상인들은 영업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한복대여점 골목에는 가게 6곳 중 5곳이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 중이었다. 직원 A씨는 “본사 방침”이라며 “문이 닫혀 있으면 고객이 안 온다”고 했다. 서울 명동에서 식품매장을 하는 B씨(45)도 “문을 여는 것과 열지 않는 것은 100% 차이가 난다”며 “우리도 덥고 전기세(료)도 많이 나와 힘들지만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전기료 부담을 감내하면서라도 어쩔 수 없이 개문냉방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인들 입장도 같이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상인들의 ‘냉방 경쟁’을 막으려면 규제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수홍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 활동가는 “동일한 규제하에서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상인들도 개문냉방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도 “상업용 전기요금을 올려 개문냉방을 억제하든, 산업부가 개문냉방을 제대로 규제하든 분명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인들의 영업 자유 문제도 있고 국민 불편도 수반되는 조치인 만큼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전력수요가 정점을 찍는 8월 혹서기에 개문냉방을 단속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박노해의 시 ‘이 땅에 살기 위하여’는 고공농성, 지하 수백m 막장 봉쇄농성, 해외 원정농성을 하는 노동자들을 다룬다. 노동자들은 “이 땅에 발 딛고 설 자유조차 빼앗겨/ 지상 수십미터 아찔한 고공농성”을 한다.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온 이 땅/ 우리의 노동으로 일떠세운 이 땅에/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사랑으로 살기 위하여” 그러는 것이다. 록밴드 YB가 1997년 이 시를 랩으로 만들어 2집 음반에 수록했다. 윤도현이 외치는 “이 땅에 살기 위하여”라는 구절이 노동자들 절규처럼 들린다.
이 땅에서 벌어진 노동자 고공농성의 원조는 ‘체공녀’ 강주룡의 평양 을밀대 고공농성이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5월23일 평원고무공장의 조선인 사장이 임금 17%를 일방적으로 삭감하자 여성노동자 49명이 파업을 선언하고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사측은 경찰을 불러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몰아내고 해고를 통보했고, 강주룡은 5월29일 새벽 홀로 무명천 밧줄을 타고 을밀대 지붕에 올라 7시간 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누구든지 이 지붕 위에 사닥다리를 대놓기만 하면 나는 곧 떨어져 죽을 뿐입니다”라는 말에서 그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1990년 4월25일 현대중공업 노동자 78명이 골리앗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의 역사를 재개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평택공장 굴뚝농성(2009년),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씨의 크레인 농성(2011년) 등이 이어졌다. 2000년대에는 2021·2023년을 제외한 매해 1건 이상의 고공농성이 벌어졌다고 한다. 지금도 세종호텔노조의 고진수 지부장이 복직을 요구하며 146일째, 한국구미옵티칼 노조의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548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굴뚝농성을 벌이던 2015년, ‘굴뚝신문’과 함께 ‘고공여지도’가 제작됐다. 1990년 이후 50일 이상 이어진 전국 각지의 고공농성을 그래픽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이 고공여지도가 10년 만에 다시 제작되었다. 여기에는 1990년 이후 벌어진 126건 고공농성의 역사가 담겨 있다. 노동자들이 ‘이 땅에 살기 위하여’ 고공에 오르지 않아도 되는 세상, 고공여지도가 역사의 아픈 흔적으로만 남는 세상은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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