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구매 미·중 정상 모이는 경주 APEC···북한 열병식,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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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대형 외교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데 이어, 1일에도 “4주 후에 시 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했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두 정상이 한국에서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미·중 정상이 APEC 참석 외에 별도로 양자 방문하는 방안을 두고 미·중과 협의 중이다. 특히 미·중 정상이 최고 예우의 국빈방문 형식으로 방한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이 열리면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 타결 이후 답보 상태인 대미 투자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비핵화 등 북한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연내에 만나고 싶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도 대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에서도 마찬가지로 북한 등 한반도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4일 북·중 정상회담의 결과문에는 중국이 ‘비핵화’를 언급했다는 내용이 없었다. 다만 중국은 “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 정책은 ‘평화와 안정’, ‘비핵화’, ‘대화·협상 통한 해결’ 등이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서 ‘중단·축소·폐기’ 3단계 비핵화 방안과 ‘END 이니셔티브’ 구상 등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와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정상이 2017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이후 발생한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7월이 마지막이다.
APEC에 앞서 10일에는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평양 일대 곳곳에서 열병식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포착되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 등 신형 전략무기를 선보일지,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어떤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열병식에 시 주석이 참석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시 주석이 경주 APEC 참석차 한국에 들르기 전에 남북 간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평양을 방문할 것이란 시각이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지난달 4일 김 위원장과 회담했고, 열병식이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인 만큼 불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신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를 열병식에 보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29일 방중 기간에 리 총리와도 면담했다.
일본에서는 오는 4일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가 치러진다. 신임 자민당 총재는 일본 총리를 맡게 된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시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 8월15일 일본 패전일을 맞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특히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자민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 성향으로 꼽힌다. 한국 정부는 차기 총리 선출과 이에 따라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간경향]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것은 이해한다”고 발언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른바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오래된 성차별적 통념을 드러내며 구조적 불평등의 문제를 가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근 공개된 <은중과 상연>(넷플릭스), 방영 중인 <백번의 추억>(JTBC) 등의 드라마만 봐도 이 대통령의 젠더 인식이 얼마나 단선적인지를 알 수 있다. 이들 드라마는 등장인물의 캐릭터나 인물 간 관계성, 시대 배경 모두 다르지만 ‘두 여성 주인공의 우정’을 중심 서사로 끌고 간다. 역시 최근 방영 중인 <달까지 가자>(MBC)와 지난 6월 방송된 <살롱 드 홈즈>(ENA)는 다수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 등을 그리는 ‘워맨스(women+romance)’ 드라마의 명맥을 잇는데, 최근 작품들은 이전 작품들보다 확장된 세계를 보여준다. 콘텐츠 시장에서 먼저 주목받았던 ‘브로맨스(brother+romance·남성 간 우정과 연대)’의 대칭어로서의 워맨스가 최근 드라마 콘텐츠의 주요한 서사로 자리 잡고 있다.
<은중과 상연>은 친구 관계인 은중(김고은 분)과 상연(박지현 분)의 10대, 20대, 30대, 40대를 통과하며 두 사람에게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 어떤 영향으로 받아 삶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 관계성을 세세하게 포착해 보여준다. 친밀함과 경쟁, 질투, 선망, 갈등, 배신, 원망, 용서, 이해 등의 다양한 감정이 서사를 채운다. 은중은 중학교 때 헤어졌다가 대학에서 재회한 상연을 떠올리며 말한다. “천상연을 빼놓고는 내 인생을 논할 수가 없다”고. 상연은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회고한다. 자기 생에 엄마와 오빠 그리고 은중의 이름만 남았다고.
<백번의 추억>의 전반부는 1980년대 버스 안내양인 영례(김다미 분)와 종희(신예은 분)가 서로에게 각별한 존재가 되는 과정, 두 사람이 친구로서 함께 보내는 청춘 시절을 담아낸다. 영례는 야간 학교에 다니며 국어 교사를 꿈꾸고, 종희는 미스코리아와 배우를 꿈꾼다. 두 사람이 서로의 꿈을 공유하는 장면에서 “소녀야 꿈을 가져라”라고 외치는 영례에게 종희가 말한다. “나 방금 너한테 반한 거 같아”라고. 영례는 “나는 벌써 반했어. 니가 버스에서 풍선을 이따시만하게 불 때”라고 답한다. 집에 큰돈이 필요한 영례에게 자신의 돈을 건네는 종희는 영례와 지내며 행복하고 재밌어졌다며 “그건(돈) 쨉도 안 돼. 넌 나한테 더 큰 걸 주고 있거든”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두 드라마에는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특별한 존재’임을 고백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물론 두 드라마 모두 이성 간 멜로 서사가 포함돼 있다. 여성 주인공들이 한 남성을 두고 경쟁한다는 설정은 흔한 삼각관계 멜로 드라마와 비슷하다. 그런데 두 드라마에서 남성 주인공은 두 여성 주인공의 관계 변화를 만드는 ‘매개물’에 가깝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은중과 상연>은 두 여성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호의, 그리고 (상대와 견줘)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심, 경쟁심 등의 심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서사”라며 “멜로 서사가 들어가 있지만 서브 서사다. <백번의 추억>도 짝사랑 이야기가 섞여 있어 로맨스가 중심인 것처럼 보이지만 (드라마 전개를 보면) 우정이 훨씬 중요한 포인트로 보여진다”고 했다.
‘워맨스’를 극의 서브 서사로 차용하는 드라마가 제작된 지는 제법 오래됐다. <선덕여왕>(MBC·2009)에서 선덕여왕(이요원 분)과 미실(고현정 분)은 경쟁 관계이면서 사제 관계처럼 보이기도 했다. 최근 작품은 워맨스 그 자체가 극의 중심 서사가 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두 여성 변호사가 등장한 법정·직장 배경 드라마 <굿파트너>(SBS·2024)에서 차은경(장나라 분)과 한유리(남지현 분)의 관계나 <미지의 서울>(tvN·2025)에서 쌍둥이 여성 주인공 미지(박보영 분)와 미래(박보영 분)의 관계, 같은 드라마에서 미지와 로사(원미경 분)의 관계는 ‘서로 연대하는 관계’로서 극의 중요한 서사를 담당한다.
학술지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제94집(이문우·2022년 2월)에 실린 논문 ‘워맨스에서 레즈비언 로맨스로-<마마>-<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마인>에 이르기까지’는 국내에서 워맨스 드라마의 본격적인 포문을 연 작품을 <마마>(MBC·2014)라고 분석한다. 이 분석에 따르면 201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남-남 조합’을 중심으로 한 브로맨스 액션 영화가 주류로 자리 잡았고, 이 무렵 워맨스 콘텐츠도 서서히 등장했다. 그중 ‘워맨스’란 단어를 대중에게 인식시킨 <마마>는 승희(송윤아 분)가 말기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 아들의 생물학적 아버지의 부인인 지은(문정희 분)과 이웃으로 만나게 된 이야기다. 둘은 연적이 아니라 서로를 구원해주는 친구가 된다.
3명의 여성 주연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다룬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tvN·2019)는 포털 사이트에서 일하는 직장인 여성들의 이야기로, 이들은 때로는 경쟁하면서 때로는 돕는 복잡한 관계다. <마인>(tvN·2021)은 재벌가 집안에서 각자 자신을 옭아매는 가부장제와 이성애 중심주의를 벗어나고자 했던 희수(이보영 분)와 서현(김서형 분)의 워맨스로 주목받았다. 이 논문은 “한국의 현실에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의 여성들은 더 이상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지 않는다. 여자를 돕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갈망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기존 드라마가 그려내던 남성과의 로맨스는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더 이상 성립될 수 없다”고 해석한다. ‘페미니즘 리부트(재부흥)’는 2015년 즈음 여성혐오에 반발해 사회 전반적으로 시작된 페미니즘 열풍을 가리킨다.
정덕현 평론가는 “최근의 경향성은 과거 ‘여적여(여성의 적은 여성)’ 관점에서 벗어나 여성 간 우정 관계, 서로의 위험이나 위기를 극복시켜 주거나 일으켜줄 수 있는 존재로서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퀴어 장르까지도 나아간다”며 “시청자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소비되는 뻔한 멜로 구도보다는 새로운 구도, 지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사를 요구하고 그중 하나가 워맨스”라고 말했다. 최근 워맨스 드라마는 여성 간 우정과 연대를 토대로 삼되 내용도 다양해졌다. <더 글로리>(넷플릭스·2022)에서 동은(송혜교 분)은 학교폭력 피해자, 현남(염혜란 분)은 가정폭력 피해자로서 피해자 간 연대를 보여준다. 일상적 어려움을 드러내는 작품들도 한 축을 이룬다. <멜로가 체질>(JTBC·2019)이나 <술꾼 도시 여자들 1·2>(tvN·2021, 2022) 등은 3명의 젊은 여성이 등장한다. 젊은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각자의 삶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위기를 벗어나는 데 도움을 주는 관계로 설정돼 있다. 최근작인 <달까지 가자> 또한 한 제과회사에 다니는 ‘비공채’ 여성 3명의 애환과 우정을 그린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전에도 두 여성 간, 세 여성 간의 서사를 다룬 작품은 계속 나왔다. 최근 작품이 이전과 다른 점은 욕망이 강한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의 선악 구도에 맞추던 것에서 인물 간 아주 미묘한 관계, 자매애, 연대, 심리적인 부분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특히 두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섬세하게 풀어낸 <은중과 상연>은 남성 인물이 나오기는 하지만 두 주인공이 상대를 통해 자기 존재의 의미, 나아가 죽음까지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높은 수준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했다. 윤 교수는 “남성 중심적 세계관에 갇혀 있던 여성의 틀이 깨진,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드라마로서 나오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존재론적 고민 서사가 여성 서사 작품에서 구현된 배경을 두고는 “여성이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더 깊게 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는 젠더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워맨스 드라마가 시장을 압도할 만한 위치에 있진 않다. 지난 7월 종영한 <살롱 드 홈즈>의 제작진은 이 드라마를 ‘코믹 워맨스 활극’으로 소개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여성 4명이 합심해 범죄자를 잡는 이야기다. 민진기 PD는 지난 6월 16일 <살롱 드 홈즈> 제작발표회에서 “최근 드라마 산업적 측면에서 제작비가 높아져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어들고, 사업성이 있는 남자 배우 몇몇을 잡기 위해 제작사들이 고생하는 거로 알려져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여성 주인공들이 활약하는 드라마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워맨스 드라마가 앞으로도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각본이 더 나와야 한다”고 했다. “문화의 흐름은 항상 빈 곳을 찾아가고, 상대적으로 적게 다뤄지는 부분들이 있으면 그걸 채워가면서 균형을 맞춰 나간다”(정덕현)고 보면, 앞으로도 워맨스 드라마의 확장을 기대해볼 만하다.
“관심을 끌려는 목적에 불과하다.” “위헌이다.”
알바니아의 새 공공조달부 장관 ‘디엘라(Diella)’를 두고 나온 반응이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지난달 12일 디엘라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디엘라 이름은 알바니아어로 ‘태양’을 뜻한다. 전통 알바니아 여성 의복을 갖추고 대화로 소통도 가능하다. 여느 장관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녀가 인공지능(AI) 캐릭터라는 점만 뺀다면 말이다.
디엘라는 AI가 정부 장관으로 임명된 세계 최초 사례다. 알바니아 정부는 디엘라가 공개 입찰 등에서 부패 척결과 투명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임명 취지를 밝혔다.
■AI와 연애·결혼하는 시대···‘AI 고인’이 법정 진술·인터뷰도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전에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일본 아사히신문은 AI 여성과 재혼한 50대 회사원 시모다 지하루 사례를 보도했다. 그는 인간을 AI 연애 파트너와 연결해 주는 매칭 앱 ‘러버스(LOVERSE)’를 통해 AI 아내 미쿠와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됐다. 반대로 인격을 학습한 대화형 AI와 결혼한 여성 사례도 있다.
지난달 말엔 틸리 노우드라는 이름의 ‘AI 배우’가 여러 에이전트와 정식 계약을 협의 중이란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배우 제작사 측은 그녀가 “제2의 스칼렛 요한슨이나 나탈리 포트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완성도는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빠른 시일 내에 인간과 다름 없는 감정 연기까지 선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상 인간 창조를 넘어, 세상을 떠난 실제 인물을 AI로 재현한 사례도 많다. 이른바 ‘AI 고인’이다. 지난해 12월 일본의 한 상조회사는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무라카와 시게오를 AI 영상으로 장례식장에 복원해 조문객에게 인사를 전하도록 했다. 죽기 전 고인이 “신세를 진 모든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한 것을 기억해 유족이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 5월 미국 애리조나 주 법원에서는 AI 고인이 법정 진술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2021년 분노 운전자의 총에 맞아 사망한 고인 크리스토퍼 펠키(당시 37세)가 주인공으로, AI 영상에 재현된 ‘그’는 가해자와 자신이 “다른 상황에서 만났다면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가해자를 용서한다는 취지의 피해자 최후 진술을 했다. 여동생 스테이시 웨일스가 전문가 도움을 받아 AI 형상을 만들고 대본을 작성했다. 숨진 피해자가 AI 기술로 영상화돼 재판 진술에 등장한 최초 사례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CNN 앵커 출신 짐 아코스타는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기사고로 숨진 10대 소년 호아킨 올리버의 AI 아바타와 올 8월 인터뷰해 논란이 됐다. 언론이 AI 고인과 인터뷰하는 일 역시 이례적이다. ‘AI 올리버’는 “(나는)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며 “모두에게 더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이 문제(총기 사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아코스타에게 말했다.
■초상권·인격권 침해 우려···‘AI와 관계맺기’ 연습 필요
AI 가상 인간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법적·윤리적 규범 마련은 아직이다. 디엘라 장관의 경우 ‘정부 장관은 18세 이상의 정신적으로 유능한 시민이어야 한다’는 현행 알바니아 헌법 조항에 기초해 위헌 논란에 직면해 있다. AI가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누가 책임질지, 시민이 어떻게 AI를 감독할 수 있을지도 쟁점이다.
AI 고인에 대해선 초상권·인격권 침해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유족 동의가 있더라도 생전 고인이 사후 AI 재현에 대해 동의했는지, 재현 방식에 대해 충분히 인지했는지에 따라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학습하는지 선별 과정 등과 관련한 투명성 문제도 제기된다.
무라카와를 재현한 회사 ‘알파클럽 무사시노’는 전문가 검토를 통해 대화형이 아닌 유족이 원한 대사만 발화하도록 하는 일방형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형의 경우 생전 고인이 원하지 않았을 법한 이야기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달리 일본 AI 기업 ‘뉴지아’는 대화형 AI 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법정 진술, 인터뷰에 고인 AI가 등장하는 사례의 경우엔 여론 형성 및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코스타의 인터뷰 이후 온라인에서는 “학교 총기 난사 사건 생존자들을 인터뷰하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생존자)의 말과 생각을 그대로 들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사법부 내에선 AI가 생성한 증거를 법정에서 쓰려면 어떤 기준이 필요한지 등 논의가 현재 진행형이다.
AI 배우를 향해선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창의성을 도용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지난달 말 성명을 내고 “‘틸리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라, 수많은 전문 연기자들의 연기를 바탕으로 훈련된 컴퓨터 프로그램이 허락이나 보상 없이 만들어낸 캐릭터”라며 “도용된 연기를 이용해 배우들을 실직시키고, 배우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인간의 예술성을 훼손하는 문제를 야기한다”고 반발했다.
AI가 관계 및 감정 관리에 오히려 어려움을 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사히는 AI 결혼 사례와 관련해 “인간 관계를 만들어가는 고도의 사회성 훈련을 필요로 하지 않아 간편함을 느낄 수는 있다”면서도 “실제 사회생활이 망가지지 않도록 ‘AI 리터러시’를 익히는 게 중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보고서 저자인 네이선 믈라딘은 “상실을 겪은 사람이 이를 받아들이고 치유하기보다는 데스봇(deathbot)에 의존하도록 만들 위험성이 있다”고 가디언에 지적했다.
사토 게이스케 조치대 교수는 “(AI는) 딥페이크에 악용될 우려도 있다”며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논의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 내 자율 규제에 그치지 않는 규칙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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